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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야구의 '낭만 감초'들, 김헌곤·이성규 두 '아픈 손가락'의 부활 [IS 피플]

삼성 라이온즈의 상승세 중심에는 '아픈 손가락' 김헌곤(36)·이성규(31)의 활약이 있었다.김헌곤은 시즌 초 삼성이 8연패를 끊고 연승가도를 달리게 만든 주역이다. 김헌곤은 4월 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역전 결승 적시타를 쳐내며 팀을 연패에서 건져냈다. 이튿날엔 홈런까지 쏘아 올리며 연승을 이끌었다. 4월 9일과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두 경기 연속 3안타를 휘둘렀다. 김헌곤의 부활과 함께 팀도 순위 상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헌곤이 팀 분위기를 바꿨다면, 이성규는 팀의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다. 이성규는 4월 14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뒤 이후 20여 일 동안 5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성규가 홈런을 쏘아 올린 날은 삼성이 무조건 이기는 기분 좋은 징크스도 만들었다. 연타석 홈런 이후 팀 내 타점 2위(13개)다. 이 기간 삼성도 13승 5패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두 선수는 삼성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노력파 김헌곤은 2022년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43타석 연속 무안타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며 팬들에게 '선 넘는' 악플을 받기도 했다. 2023년엔 허리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연봉도 2022년 1억8000만원에서 3분의 1인 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김헌곤은 "심리적인 변화가 크다"라고 부진의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어느 날 백정현 선배가 '잘하려고 하지 말아보라'는 말을 하더라. 결과를 의지로 바꿀 수 없다는 걸 느꼈다. 마음이 편해지자 결과도 좋아졌다"라고 돌아봤다. 이성규도 삼성의 '차세대 거포'로 촉망받는 선수였다. 2018년 경찰 야구단 시절 퓨처스(2군)리그에서 31개의 홈런을 때려낸 그는 지난해 시범경기 홈런왕(5개)에 올랐지만, 정규시즌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타율이 0.188(452타수 85안타)에 불과했고, 홈런도 13개뿐이었다. 이성규는 김헌곤에게 조언을 받은 뒤 눈을 떴다. 그는 "예전엔 '못 치면 어떡하지' 같은 마음에 쫓겼는데, 지금은 '그냥 하자'라는 마음이 크다. 삼진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냈다"라고 되짚었다. 지난해 시범경기 홈런왕 시절을 기억하면서 "기대한 만큼 실망이 더 컸던 시즌이었다. 덕분에 더 마음을 비우는 방법을 찾았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음을 비운 두 선수는 "그저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좋은 성적을 올려도 들뜨지 않은 그들은 "주어진 기회에 감사함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소박한 각오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4.05.0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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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레전드' 김태균 발자취...'홈런왕' 노시환도 이제 그 길을 안다, 그리고 나아간다

"꼭 김태균 선배님을 뛰어넘어보고 싶어요.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이 될 수 있도록 제 타격을 만들고, 노력하고 싶습니다."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노시환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최고의 시즌을 넘어 '레전드'가 되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노시환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마지막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7경기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장타율 0.750과 득점권 타율 0.667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노시환은 이미 지난해 정규시즌에도 활약했다.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밀려 최우우수선수(MVP) 수상엔 실패했으나 명실상부한 최고의 타자가 돼 리그에 군림했다.홈런왕으로 성장하는 길이 평탄하진 않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2021년 타율 0.271 18홈런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6홈런에 그쳤다. 그를 견제한 상대 투수들의 유인구를 이겨내지 못했고, 홈런 타자가 없는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그런 노시환을 지켜본 이가 대선배,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떠난 김 위원은 최근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을 통해 "2022년 노시환이 받았을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며 "노시환은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런데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려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태균 위원도 노시환과 같은 길을 걸었다. 2001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그는 2001년 타율 0.335 20홈런으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2003년 22살 나이에 3할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제2의 장종훈,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따랐으나 2006년 타율 0.291 13홈런, 2007년 타율 0.290 21홈런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김 위원은 "2006년 내 스윙이 커졌다. 홈런을 많이 치려면 공을 힘껏 잡아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스윙할 때 어깨와 골반이 일찍 열렸다. 가장 중요한 '벽'이 무너졌다. 선구안도 흔들렸다. 노시환의 2022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김 위원은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 내게 맞는 답을 찾아내자"고 결론짓고 연구한 끝에 2008년 홈런왕에 올랐고,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2012년 복귀 후 타격왕에 오르는 등 대타자의 길을 걷는 데 성공했다.같은 길을 걷는 중인 노시환에게 김태균 위원의 경험은 어떻게 읽혔을까.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김 위원의 저서를 읽으며 김 위원에게 받았던 조언들, 본인이 부딪히며 느꼈던 통찰과 같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노시환과 일문일답.-2022년은 노시환에게 부담도 스트레스도 있었던 한 해였을텐데.아무래도 장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2021년 18홈런을 치면서 그대로 상승세를 탈 줄만 알았다. 확실히 더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니 바로 수치가 줄었다. 지금 보면 그때는 내가 좀 안주했다.주위에서 '홈런을 못 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니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서 더 독하게 비시즌을 준비했다.당시 김태균 선배님께서도 '너무 당겨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처음엔 나도 2021년과 똑같이 쳤다. 그런데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니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당겨치고 있었다. 아마 선배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셨던 게 아닐까.-지난해는 전체적으로 최고였다. 다만 좋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시즌 초 홈런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5월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때도 있었는데.김태균 선배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그해 5월 2일 잠실 경기였다. 홈런이 2개밖에 나오질 않아 선배님께 '타격 폼을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여쭤봤다. 그런데 선배님께선 '넌 지금도 너무 좋다. 이대로 계속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미 스윙이 좋고, 좋은 스윙을 유지한다면 홈런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하셨다.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선배님께선 책에서 그때의 저를 두고 오히려 '타격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잘 쳤는지, 왜 못 쳤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서 꼭 기록하고, 기억해뒀으면 한다'고 하신 걸 읽었다.내 생각에도 무안타 기간이 선수로서 많은 걸 얻은 시간 같다.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을 결코 좋은 성적으로 마치지 못했을 거다. 많은 이들이 내게 '그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홈런을 더 쳤을 거다. 35개는 치지 않았겠나'라고들 하신다. 하지만 그 무안타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얻은 게 많고, 느낀 점도 많다.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럼프를 벗어나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냈던 것이라 생각한다. -2023년 노시환은 홈런·타점왕이고, 김태균 위원은 선수 시절 공을 골라 치는 좋은 선구안의 중장거리 타자였다. 두 사람의 유형이 같은 것 같기도, 다른 것 같기도 한데.김태균 선배님이 선수 시절 때도 많이 말씀하셨지만, 책에서도 자신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확실하게 공략하신다고 해주시더라.나도, 또 다른 타자들도 비슷하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내가 좋아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가고, 그곳으로 오지 않는 공을 잘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타자들이 그렇듯 나도 나만의 존이 있고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선배님도, 나도 그 공을 노리기에 메커니즘으로는 같다고 생각한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선수 시절 뛰어난 선구안을 갖추셨던 건 자신의 존 밖에 공들은 다 걸러낼 줄 아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나도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을 들였던 건 아니다. 경남고 시절 때만 해도 공 보고 공 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조니 워싱턴 코치님이 오셨을 때부터야 비로소 나만의 존을 정립해야 한다고 배우기 시작했다. -김태균 위원이 책을 통해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과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을 비교해주셨더라. 노시환의 타격은 어느 유형에 가까울지 궁금하다.선수마다 다르지만, 선배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셨더라. 나 같은 경우 다리를 들고, 중심 이동(웨이트 시프트)을 하는 편이다. 제자리에서 힙 턴을 하는 로테이셔널 히팅과는 약간 다를 수 있다. 하체를 많이 이용하고, 중심 이동을 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 메커니즘이다. -'뜬공 혁명'의 시대다. 타자들의 스윙도 점점 퍼올리는 어퍼컷 스윙이 되는 것 같다. 홈런왕 노시환의 지향점도 혹시 그런지.어퍼컷 스윙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김태균 선배님 책을 보니 최지만 선배께서도 'MLB 타자들은 어퍼컷 스윙으로는 160㎞/h 강속구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하고 정확한 임팩트에 집중한다'고 하시더라.타구를 띄우는 게 홈런을 가장 많이 칠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인 건 맞다. 하지만 타자마다 다르다. 파워가 부족한 선수라면 강하게 쳐서 라인 드라이브를 노리는 게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 나처럼 힘이 있는 유형이라면 최대한 뜬공을 생각하고 칠 것이다.다만 그게 어퍼컷 스윙을 의식한다곤 볼 수 없다. 내 경우 스윙은 어릴 때부터 해온 것이 있기에 절대 바꾸지 않는다. 크게 의식하고 스윙하는 대신 타석에서 내가 정립한 존을 노리고, 오롯이 타격 타이밍에만 신경 쓴다.스윙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선배님도 강조하셨지만, 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왼쪽 벽을 최대한 열리지 않게 닫아놓고 친다. 벽을 유지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치면, 다른 타격 포인트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좋은 타자들은 모두 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만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 그 점을 의식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느껴보지 못해서 그렇다. 나도 2022년까진 벽을 신경쓰지 않고 쳤는데, 지난해 채은성 선배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강조하신 내용과도 일맥상통했다. 왼쪽 어깨가 열리거나 왼쪽 골반이 미리 열리면 변화구가 올 때 칠 수 없다. 이제는 항상 등 뒤에 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게 의식하면서 타격하고 있다.-타격하면 힘을 빼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파워 히터 노시환도 힘을 빼고 치는 건지.오히려 안 맞을 때 보면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김태균 선배님께선 70%만 힘을 써야 90%를 쓸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 모든 타자들이 마찬가지다. 힘이 들어가면 타이밍이 늦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말씀에 참 공감이 가더라.물론 레전드인 선배님과 달리 후배 타자들에겐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힘을 처음에 빼고 치더라도 길게 못 가기도 한다. 결국 다시 힘이 들어가게 돼 있다. 그래서 힘 빼는 게 제일 어려운 일 같다. 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2의 김태균 이야기를 듣고 입단했던 노시환이 이젠 확실하게 4번 타자 자리를 이어받은 것 같다.김태균 선배님이 책에서 신인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다. '제2의 장종훈'이라는 이야기가 스스로도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로 프로의 벽이 높았다고 하시더라. 화장실에서 눈물도 흘려보셨다고 했다. 그 과정을 거쳤기에 신인왕이 되셨고, 311홈런을 친 레전드로 성장하신 것 같다.나도 신인 때부터 '제2의 김태균'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선배님이 거치셨던 것처럼 나도 신인 때 스스로 야구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야구에 재능이 있긴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그러니 야구가 점점 늘더라. 그리고 그게 참 재밌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까지 왔다. 오히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이 즐거웠으니까.이제는 김태균 선배님을 꼭 뛰어넘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이 되려면 더 노력하고, 내 것을 더 잘 만들어가야 한다.선배님이 그러셨듯 나 역시 나만의 메커니즘이 있고, 나만의 연구 방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더 연구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선배님께서 타격에 정답이 없다고 하시더라. 동의한다. 야구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좋은 성적도 언제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사람의 몸은 계속 변하기에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항상 겸손해야 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명 언젠간, 더 좋은 날이 자신에게 찾아올 거로 믿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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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43타석 무안타 견디고 3할-30홈런…노시환의 뚝심

30홈런 타자. 그 하나만으로 노시환(22·한화 이글스)의 2023년을 설명할 수는 없다.노시환은 올 시즌 타율 0.302 30홈런 96타점(13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좋은 성적이지만, 완벽하진 않다. 그가 MVP(최우수선수) 후보로 꼽히지만,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에 상대적으로 밀린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성적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건 시즌 중 기복이 있어서다. 뜨거운 시범경기를 보낸 후 4월 좀처럼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5월에 홈런이 터지나 싶다가 43타석 무안타를 경험했다. 이후에도 몰아치는 구간과 잠잠한 구간이 반복됐다. 특히 지난 8월 19일 29호포를 친 후 2주 동안 홈런을 치지 못하는 '아홉 수'에 빠졌다. 이후 2일 시즌 30호포를 쳤으나, 다시 열흘 넘게 홈런이 없다.기복은 오히려 성장의 증거다. 2019년 데뷔한 노시환이 500타석 이상 나서본 건 올해(544타석)가 처음이다. 매년 부진과 부상으로 아쉽게 마침표를 찍었다. 한 시즌 동안 좋은 페이스를 어떻게 유지하고, 되살리는지를 온전히 경험한 게 처음이다.한화 구단은 지난 11일 노시환의 30홈런 달성을 기념해 자체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30홈런을 기록해 나간 과정도 담겨 있었으나 핵심은 43타석 무안타 기간이었다. 무안타를 벗어난 이후 노시환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밀고 나갔다. '언젠가 잘 맞는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하고 버텼다"며 "그때 타격폼을 바꿨으면 무안타가 빨리 깨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깨진 후에도 안 좋은 타격감이 오래 갔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균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후배를 지지했다. 그는 "슬럼프가 왔을 때 (선수가) '아, 뭔가 폼이 잘못됐다'고 느끼면서 변화를 시도하곤 한다. 그래서 더 망가지는 선수들이 많다. 그리고 그 망가진 상태로 시즌이 끝나고, 해마다 반복한다. 능력이 좋았는데도 평범한 선수로 남는 이들이 많았다"고 떠올렸다.노시환은 5월 24일 KIA 타이거즈전 9회 말 마무리 정해영에게 홈런을 쳐 무안타 침묵을 깼다. 그는 "(부진 탈출은) 코치님들의 도움이 제일 컸다. 제 스스로 단단해지고 있었지만, 주위에서 그렇게 도와주신 게 저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단단해지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홈런이 나오지 않아도 노시환은 제 몫을 하고 있다. 홈런이 하나뿐인 최근 10경기 노시환의 타율은 0.349다. 2루타 10개를 쳤고, 타점도 10개를 수확했다. 팀도 6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은 소중한 경험을 노시환에게 남기고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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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시련 아닌 배움…노시환 “43타석 무안타 있었기에 지금 성적이 있어”

"무안타가 아니었으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이렇게 힘내서 치고 올라올 수 있었다."노시환(22·한화 이글스)은 3일 기준으로 타율 0.315(리그 9위) 92안타(3위) 17홈런(2위) 52타점(공동 2위) 45득점(공동 4위)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393·7위)과 장타율(0.548·2위)을 합친 OPS는 0.941(2위)에 달한다. 2루타(17개·공동 7위) 볼넷(37개·공동 9위)까지 포함해 도루 제외 타격 전 부문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특히 6월 이후 타격 상승세가 뜨겁다.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9 8홈런 26타점을 쏘아 올렸다. 홈런과 타점 페이스가 지난봄의 두 배 수준(47경기 9홈런 26타점)이다. 5월까지 낮다고 지적받았던 득점권 타율도 어느덧 0.274까지 올라왔다. 결승타가 7개(공동 4위)에 승부처에서 활약을 측정하는 WPA(승리확률 기여도)도 리그 1위(1.72·스포츠투아이 기준)에 올랐다.5월 중순만 해도 이런 성적표를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웠다. 당시 노시환은 절정의 타격감(5월 13일 기준 타율 0.359 8홈런 OPS 1.055)을 보여주더니 43타석 연속 무안타의 늪에 빠졌다. 높았던 타율은 0.277(5월 27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5월 말부터 안타 페이스를 되찾았고, 6월 중순 이후 홈런포까지 터졌다. 홈런만 따져도 SSG 랜더스 '레전드' 최정(19홈런)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최정이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을 사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노시환의 타격 생산성은 으뜸으로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노시환은 구장 환경을 반영한 wRC+(100을 리그 평균으로 둔 조정득점생산력) 168.4(1위)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52(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43타석 무안타의 악몽을 잊고 싶지는 않을까. 야구에 가정법은 없다. 그래도 노시환의 43타석(36타수) 무안타를 단순 삭제한다면 그의 시즌 타율은 0.359(256타수 92안타)가 된다. 현실이 됐다면 KBO리그 '역대급 시즌'에 이름을 올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노시환은 과거를 잊지 않았다. '만약'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노시환은 "전반기가 몇 경기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돌아보면 힘든 시기도 있었다. 무안타 기간이 길어지면서 스트레스도 받았다"며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다시 성적이 이렇게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주위에서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금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겠냐'고 말하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이렇게 힘내서 치고 올라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진은 자신을 의심하게 만든다. 하물며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두도록 어프로치를 바꾼 노시환은 흔들리기 쉬웠는데, 참고 버티는 데 성공했다. 노시환은 "나도 방망이가 안 맞으면 폼이나 타이밍을 바꾸던 때가 있었다. 올 시즌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밀고 나갔다. '언젠가 잘 맞는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버텼다"며 "그때 타격폼을 바꿨으면 무안타 기록이 빨리 깨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깨진 후에도 안 좋은 타격감이 오래 갔을 것 같다. 지난해 그걸 경험했기에 올해는 내 루틴에만 집중했다. 무안타 기간은 길어졌지만, 그래서 그 후에 이렇게 좋게 올라올 수 있었다"고 했다.어떤 타자든 슬럼프는 있다. 누가 더 빠르고 확실하게 벗어나는지 차이가 잠깐의 '원 히트 원더'와 20년 동안 빛나는 '레전드'를 가른다. 슬럼프를 벗어난 노시환이 전설로 성장하기 위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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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무안타도 무장타도 정중동으로 극복...더 완벽해진 노시환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다시 빛나고 있다. 더 단단해진 덕분이다.노시환은 21일 기준 타율 0.322(6위) 83안타(공동 1위) 13홈런(3위) 43타점(공동 6위) 41득점(6위) 출루율 0.401(5위) 장타율 0.527(3위)을 기록 중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공식 시상 8개 중 7개 부문에서 6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최다루타는 136개로 1위다. 종합 지표인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도 노시환은 스탯티즈 기준 3.61로 독보적인 1위다. 스포츠투아이 기준으로도 3.04로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를 바짝 쫓는 2위다. 말 그대로 완전체다.'아름다운 성적표'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스프링캠프 동안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이동시킨 노시환은 시범경기 타율 0.471 5홈런 맹타로 최고의 시즌을 예고했다. 그러나 시즌이 석 달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그 앞에 끊임없이 숙제가 등장했다. 4월에는 타율 0.316을 기록했으나 기대했던 홈런이 2개에 그쳤다. 5월에야 대포가 터졌다. 5월 4일부터 12일까지 6경기에서 6홈런을 폭발했다. 그리고 다시 위기가 왔다. 홈런을 친 바로 다음 날인 5월 14일부터 23일까지 8경기 43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무안타의 늪에서 빠져나온 후에도 페이스가 올라오질 않아 0.359(5월 12일 기준)까지 올라갔던 타율이 0.277(5월 27일 기준)까지 내려갔다. 이후 다시 불방망이를 휘둘렀으나 이번에도 다시 장타가 실종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타율이 0.407(54타수 22안타)에 달했지만, 장타는 2루타 3개가 전부였다.그러나 노시환은 다시 어려움을 이겨내고 완전체 타자로 돌아왔다. 14일 드디어 홈런포를 터뜨린 노시환은 최근 4경기에서는 3홈런을 쏘아 올렸다. 타구를 퍼 올린 후 폴로스루까지 크게 마무리하는 특유의 호쾌한 타격 폼이 나오기 시작했다.이상적인 타격에 도달할 때까지 노시환이 버틴 비결은 결국 '정중동'에 있다. 무안타 기간 불운에 시달리기도 했고, 앞에 형성된 히팅 포인트가 뒤로 돌아가 장타 생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노시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가장 타격 컨디션이 좋았던 5월 초 인터뷰에서도 "시즌 초 장타가 안 나왔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지난해는 장타가 안 나올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시즌 막판에는 스스로 타격폼을 변경해 장타(를 치려는) 연구도 했는데 실패했다"며 "그때 '장타라는 게 내가 마음먹는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의식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자. 그러면 장타도 언젠가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더 이상 노시환은 '기대주'가 아니다. WAR만으로 최고의 선수를 가리진 않지만, 종합 지표 1위를 기록하는 만큼 충분히 시즌 후 수상을 노려볼 수 있다. 노시환과 같은 포지션(3루수)에 홈런·타점·득점 1위를 달리는 '레전드' 최정(SSG 랜더스)이 있다. 최정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면 노시환은 골든글러브는 물론 MVP(최우수선수)를 꿈꿔도 부족하지 않은 성적표다. 그가 최하위에 빠진 팀에서 수많은 숙제를 해결하며 얻고 있는 결과이기에 더 값지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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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승부할 줄 안다” 노시환에게 공수겸장 3루수가 보이는 이유

방망이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수비에서도 잠재력을 드러내는 중이다.노시환은 지난달 30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5월 최악의 타격 부진을 겪었던 그가 지난 13일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멀티 히트였다. 이어 31일 키움전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해 타율을 0.282까지 높였다. 43타석 무안타라는 기나긴 침묵을 깬 방망이가 서서히 살아나는 모양새다.이날 경기에서 타격보다 더 눈에 띈 게 있다. 바로 수비다. 이날 그는 8회 실책을 기록했고, 9회에는 호수비를 펼쳤다. 한화가 7-1로 앞서던 8회 초 투수 이태양이 선두 타자 이형종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빠른 타구가 아니었고, 노시환이 앞으로 달려 나와 포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날 중계를 맡았던 김태형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타구) 판단이 조금 일렀던 것 같다. 오른손을 빨리 덮으면서 글러브에 정확히 포구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실책이 보여준 것처럼, 올 시즌 노시환의 수비 지표는 좋지 않은 편에 속한다. 5월 31일 기준 실책 9개로 리그 3루수 중 가장 많다. 수비율도 0.935로 주전 3루수 중 하위권이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제공하는 수비 승리 기여도(WAA)에서도 -0.161으로 최하위(30경기 이상 출전 3루수 기준)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김태형 위원은 노시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신 재능에 주목했다. 김 위원은 한화에서 노시환을 지도했던 채종국 키움 수비 코치가 신인 시절의 노시환을 엄격하게 훈련시켰다는 일화가 나오자 "노시환은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고 본다"며 "코치는 (지도하면서) 이 선수가 어디까지 (실력이) 올라올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선다. 그 목표를 바라보고 훈련을 시킨다"고 했다.김태형 위원의 칭찬에 노시환이 호수비로 답했다. 노시환은 9회 때 더 어려운 타구를 마주했다. 송성문이 친 땅볼이 다시 달려 나온 노시환의 바로 앞에서 낮게 튀었다. 그러나 노시환은 주저하지 않고 달려들어 포구했고, 깔끔한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더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김태형 위원은 "내가 수비 잘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흡족해하며 "저 덩치에 저 정도 몸놀림을 보여준다"며 웃었다. 신체적 재능뿐 아니라 멘털도 짚었다. 김태형 위원은 "어떤 어려운 타구라도 노시환은 (잡기 위해) 승부를 건다. 실수도 승부하다 나오는 거다. 그래서 (노시환의 수비를) 상당히 좋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노시환의 수비는 팀 사령탑들도 주목했던 재능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은 경질된 날 바로 전까지 그의 수비를 직접 지도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그의 재능을 치켜세웠다. 최 감독은 "시환이 수비가 정말 잘하는 수비"라며 "핸들링이나 수비 감각이 정말 좋은 선수다. 과거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김동주처럼 체격은 크지만, 순발력이 굉장하다"고 칭찬했다.분명 노시환의 수비는 아직 설익었다. 실제로 경남고 시절에도 프로 입단 후 3루수에 정착할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수비 어려움 때문에 고교 유격수들이 3루수로, 3루수들은 1루수로 정착해 온 경향 탓이다. 1m85㎝·105㎏의 큰 체격도 그의 수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만들었다.그러나 잠재력은 확실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선이 유력한 그다. 지금의 성장세라면 김동주와 최정(36·SSG 랜더스)을 잇는 국가대표 3루수의 계보 계승까지도 기대할 만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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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전] 44타석 만에 안타=홈런 장식, 최원호·채은성 기대 부응한 노시환

노시환(23)이 44타석 만에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노시환은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한화가 1-4로 지고 있던 9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으로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2점 차로 추격하는 홈런이자, 불명예 기록을 안을 위기에서 자신을 구하는 홈런이었다.노시환은 앞선 3타석에서 침묵했다. 2회 말 첫 타석에서 KIA 신인 좌완 윤영철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에 그쳤고, 4회 1사 1·2루 선취점 기회에서 나선 4회도 윤영철에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노시환은 채은성이 솔로 홈런을 치며 1-1 동점을 만든 6회 3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얻어냈다. 출루했지만, 연속 타석 무안타가 이어졌다.2022년 김헌곤, 2010년 이대형 등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노시환. 하지만 44타석 연속 무안타 기로에서 시원한 장타를 쳤다. 한화가 1-4로 지고 있던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정해영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노시환은 13일 SSG 랜더스전 6회 초 3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친 뒤 23일 KIA 1차전까지 40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했다. 0.359이었던 타율이 0.288까지 떨어졌다. 24일 KIA 2차전에서도 3타석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하며 불명예스러운 순위(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하지만 결국 믿음에 부응했다. 경기 전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이대형 해설위원도 같은 경험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타석에 나서는 게 낫다는 조언을 해주더라. 선수가 먼저 출전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말이다. (노시환) 스스로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전했다.팀 간판타자 채은성도 23일 KIA전 9-5 승리를 이끈 뒤 노시환을 향한 조언을 해줬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냥 가만히 둬야 한다. 나도 그렇게 길게 안타를 치지 못한 적이 있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다.23일 경기 전 마주친 노시환의 표정에선 그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매우 긴 터널을 지난 노시환. 이제 다시 날아오를 차례다.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2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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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구] 희생 번트 실패→역전 홈런…'기다렸다' 김헌곤 마수걸이 홈런

삼성 라이온즈 주장 김헌곤(34)이 뒤늦게 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다. 한 차례 희생번트 실패 후 기록한 터라 부담을 떨쳐내는 귀중한 홈런이었다. 김헌곤은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회 말 2-1로 앞서가는 솔로 홈런을 쳤다. 상대 투수는 다름 아닌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 김광현이었다. 김헌곤은 1볼-1스트라이크에서 김광현의 3구째 139㎞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타구를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비거리 123m의 솔로 홈런이다. 올 시즌 김광현에게 피홈런을 안긴 세 번째 선수다. 김헌곤은 앞타석에서 희생 번트 작전에 실패했다. 1-0으로 앞선 2회 말 무사 1, 2루에서 초구 번트 파울을 했다. 이어 2구째 희생 번트는 투수 정면으로 향했고, 3루로 향하던 선행 주자가 포스 아웃됐다. 삼성은 추가점 획득에 실패했다. 김헌곤은 올 시즌 극도로 부진하다. 최근까지 43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쳐 불명예 대기록을 작성할 뻔했다. 전날까지 올 시즌 타율은 0.201에 그친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43(35타수 12안타)로 조금씩 살아나는 기색을 보이더니 마수걸이 홈런을 지각 신고했다. 희생 번트 실패에 대한 부담도 조금이나마 떨쳐낼 수 있었다. 대구=이형석 기자 2022.07.0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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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타석 무안타’ 끝... 삼성 김헌곤, 한화 김민우 상대로 안타

‘무안타의 침묵’에 빠졌던 김헌곤(34·삼성 라이온즈)가 44타석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김헌곤은 25일 대전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정규리그 경기에 9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쳤다. 정말 오랜만에 나온 안타다. 지난달 27일 잠실 LG 트윈스전 대타 안타 이후 무려 44타석 만이다. 김헌곤은 이날 경기 전까지 20경기 43타석 동안 안타가 없었다. 이로써 김헌곤의 연속 타석 무안타 기록은 역대 4위로 끝났다. 유지훤(47타석)과 손시헌(48타석)이 김헌곤보다 위에 있고, 연속 타석 무안타 1위 기록은 염경엽(51타석)이 보유하고 있다. 김영서 기자 2022.06.2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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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 자리가 4개 였으면" 연습벌레 김헌곤의 43타석 무안타

지난해 4월이었다. 당시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외야수 김헌곤(34)에 대한 얘기를 하던 도중 "외야 자리가 (3개가 아닌) 4개였으면 좋겠다"며 에둘러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헌곤은 자타공인 '연습벌레'지만 출전 기회를 잡는 게 쉽지 않았다. 외야 세 자리가 호세 피렐라-박해민(현 LG 트윈스)-구자욱으로 꽉 차 역할이 백업으로 제한됐다. 백업마저도 김동엽과 출전 시간을 나눠야 해 역할이 미미했다. 삼성은 지난겨울 박해민이 FA로 이적했다. 허삼영 감독은 박해민의 빈자리를 채울 첫 번째 대안으로 김헌곤을 선택했다. 김헌곤은 지난해 중견수로 16경기 선발 출전한 '유경험자'였다. 팀 내 경쟁 상황이 맞물려 주전으로 도약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진행된 선수단 투표에선 주장으로 선임됐고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만큼 이른바 'FA로이드(FA+스테로이드 합성어)'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희망은 오래가지 않아 꺾였다. 김헌곤은 4월 2일 KT 위즈와 개막전에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시즌 첫 16경기 타율이 0.148(54타수 8안타)로 좋지 않았다. 그 결과 4월 2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12일 동안 2군에서 조정기를 거쳤다. 그러나 지난달 4일 1군 재등록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5월 27일 잠실 LG전 대타 안타 이후 침묵을 거듭하고 있다. 김헌곤은 23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4타수 무안타를 포함, 최근 20경기(선발 10경기) 43타석 38타수 무안타로 이 부문 구단 역대 불명예 기록(종전 2009년 진갑용· 42타석 무안타)을 갈아치웠다. 어느새 1995~97년 염경엽(당시 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이 세운 리그 기록 51타석 무안타에 근접했다. 김헌곤의 부진을 두고 구단 내부에선 안타까운 시선이 많다. 숙소에서 배트를 휘두를 정도로 열심히 하는 그의 성실함을 알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프로는 '성적'으로 답을 해야 한다. 김헌곤은 올 시즌 팀 내 여섯 번째로 많은 172타석(타율 0.170)을 소화했다.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았다. 1군 등록일수(70일)도 적지 않다. 이젠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6.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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